1. 줄거리
2012년 tvN에서 방영된 **「응답하라 1997」**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1990년대 후반 부산을 배경으로 당시의 청춘과 문화를 생생하게 재현한 드라마입니다. 1997년은 한국 사회가 IMF 외환위기, 인터넷 채팅 열풍, H.O.T.와 젝스키스 같은 아이돌 팬덤 문화의 태동 등 사회적으로 변화가 극심했던 시기였고, 드라마는 이 시대를 배경으로 여섯 명의 고등학생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 가족애를 따뜻하게 풀어냈습니다.
드라마의 시작은 2012년 동창회 자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결혼 발표를 앞둔 주인공들과 친구들이 모여 앉아 "누가 누구와 결혼했는가"라는 궁금증을 던지면서, 1997년 시절로 이야기가 거슬러 올라갑니다.
주인공 **성시원(정은지)**은 부산에 사는 평범한 여고생이지만, 사실은 H.O.T.의 열혈 팬으로 오직 아이돌에만 관심을 가진 ‘덕후 1세대’입니다. 그녀 곁에는 소꿉친구 **윤윤제(서인국)**가 있습니다. 윤제는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지만, 언제나 무심한 척 시원을 지켜보는 소년입니다. 그러나 그 마음은 오래전부터 단순한 우정이 아닌 사랑이었습니다.
또 다른 친구 **강준희(호야)**는 윤제와 절친이지만, 그가 시원을 좋아하는 것을 알면서도 윤제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이처럼 드라마는 단순한 1대1 연애 서사가 아니라, 짝사랑, 삼각관계, 그리고 비밀스러운 사랑 이야기를 함께 그려냅니다.
성시원의 언니 같은 존재인 모유정(신소율), 말 많고 유머러스한 친구 도하쿤(은지원), 자유분방한 성격의 **방성재(이시언)**까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이 모여 학창 시절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1997년의 팬덤 문화, PC통신 채팅, IMF 시절의 경제적 현실, 그리고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가 맞물리며 드라마는 단순한 학창 시절 회상을 넘어, **“그때 우리를 만든 추억”**을 그려냅니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 밝혀지는 결말은, 성시원과 윤윤제가 오랜 우정 끝에 결혼하게 된다는 해피엔딩으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2. 인물분석
성시원 (정은지)
- 특징: 부산 사투리가 구수한 열혈 H.O.T. 팬.
- 성격: 직설적이고 당차며 솔직하지만, 때로는 철없고 고집이 센 모습.
- 캐릭터 분석: ‘덕후’라는 단어가 대중적으로 쓰이기 전, 아이돌 팬덤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 하지만 단순히 팬으로만 소비되지 않고, 가족과 친구를 사랑하는 따뜻한 성격으로 균형 잡힘.
- 성장 과정: 아이돌에만 몰두하던 소녀에서, 윤제와의 관계를 통해 진짜 사랑과 성숙을 배워가는 모습이 주목할 만함.
윤윤제 (서인국)
- 특징: 모범생에 잘생긴 훈남. 공부도 잘하고 인기 많지만, 무뚝뚝한 성격.
- 성격: 겉으로는 무심하지만, 사실은 시원에게 어린 시절부터 마음을 두고 있는 다정한 인물.
- 캐릭터 분석: 첫사랑의 상징 같은 존재. 무뚝뚝함 속에 담긴 다정함이 매력 포인트.
- 성장 과정: 오랜 시간 시원 곁에 머물며,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킴.
강준희 (호야)
- 특징: 윤제의 절친, 성적도 우수하고 성격도 온화한 모범생.
- 성격: 조용하고 배려심 깊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윤제를 향한 특별한 감정을 숨기고 있음.
- 캐릭터 분석: 당시 드라마에서는 드물게 동성애 서사를 은유적으로 다룬 캐릭터. 1990년대 배경 속에서 쉽지 않은 감정을 보여주며 많은 화제를 모음.
- 의의: 한국 드라마에서 성소수자 캐릭터를 따뜻하고 진정성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음.
모유정 (신소율)
- 특징: 시원의 언니 같은 친구, 성격이 직설적이고 당당한 인물.
- 성격: 연애와 인간관계에 솔직하며, 유머러스하면서도 깊은 공감을 주는 역할.
- 캐릭터 분석: 여성 캐릭터의 입체적인 매력을 잘 보여주며, 시원과의 우정을 통해 드라마의 활기를 불어넣음.
도하쿤 (은지원)
- 특징: 시원의 친구이자 개그 담당. 현실적이고 재치 있는 성격으로 극에 유머를 불어넣음.
- 의의: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연예인 은지원이 자신을 패러디한 듯한 연기를 보여주며 현실감과 재미를 더함.
방성재 (이시언)
- 특징: 자유분방하고 엉뚱한 성격의 캐릭터.
- 성격: 학창 시절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친구상’.
- 캐릭터 분석: 코믹한 존재이면서도 우정의 따뜻함을 보여줌.
3. 촬영장소
드라마는 철저하게 부산 배경을 활용해 현실감을 높였습니다.
- 부산 시내 고등학교
주인공들이 다니던 학교 장면은 실제 부산 지역 학교에서 촬영되어, 당시 학창 시절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구현했습니다. - 해운대, 광안리 해변
친구들이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던 장소로 자주 등장. 부산을 대표하는 해변의 풍경은 드라마의 청춘 감성을 극대화했습니다. - 부산 골목길과 시장
시원의 집 주변과 생활 공간은 실제 부산 주택가에서 촬영. 서민적인 분위기가 드라마의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 PC방, 노래방
1990년대 후반을 상징하는 문화 공간으로 자주 등장. 당시 10대들의 일상 문화를 리얼하게 보여주는 장소였습니다. - 동창회 장면 – 서울의 레스토랑 세트장
현재 시점(2012년)의 동창회 장면은 서울 세트장에서 촬영되었으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장치 역할을 했습니다.
4. 시청자반응
긍정적 반응
- 첫사랑과 우정, 학창 시절의 추억을 진솔하게 담아내 “내 이야기 같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킴.
- 정은지의 연기력은 특히 주목받았으며, 부산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살려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는 호평을 받음.
- 서인국은 가수에서 배우로 성공적으로 전향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새로운 연기 인생을 열었습니다.
- 1990년대 아이돌 팬덤, PC통신, IMF 시대 배경이 리얼하게 담겨 ‘추억 소환 드라마’라는 별칭을 얻음.
비판적 반응
- 일부 시청자들은 성소수자 서사인 강준희의 이야기를 좀 더 깊이 다루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음.
- 특정 에피소드에서 느린 전개가 지루하다는 의견도 있었음.
문화적 파급력
- 드라마 종영 후 ‘응답하라 시리즈’는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로 이어지며 tvN을 대표하는 시리즈가 됨.
- OST, 특히 서인국과 정은지의 듀엣곡 **〈All For You〉**는 드라마의 인기를 넘어 음원 차트 1위를 차지.
- ‘첫사랑의 아이콘’, ‘덕후 1세대’라는 키워드를 대중문화에 본격적으로 확산시킨 작품으로 평가받음.